나의 이야기

알고보면 그대가 천사~~

덕산연담 2013. 10. 23. 15:45

사람들의 선입견은 참으로 무서운 것이다. 어릴 적에 기억된 친구의 습관은 이렇게 나이가 먹어도 변하지가 않는다. 그는 변했지만 내 기억 속의 그에 대한 선입견은 그대로 이다. 심지어, 키가 작았던 친구 그 후 키가 커졌어도 기억에는 늘 키작은 친구로 착각을 한다.

 

약 두시간 가량을 함께 동행하면서 오랫만에 옛날 친구들의 사는 모습을 들었다. 일부러 한 이야기가 아니고 그냥 나오는대로 생각나는대로 하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은 이미 세상의 이치를 모두 터득하고 있었다. 능수능란하달까?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살림을 하는 줄 알았는데 그 모든 애로사항을 즐거움으로 바꾸고 행복으로 만들어서 살고 있었다.  듣는 내내 내가 귀를 의심했다. 너무나 멋진 스토리에 너무나 훌륭한 삶의 지향점에 스스로 놀랬다.

 

(친구#1)

노인 복지 시설에 자원봉사를 다닌다. 처음에는 냄새나고 더러워서 목욕시키는 일은 꿈에도 못꾸고, 청소하고 빨래일을 도왔는데, 오래하다보니 자연스레 일을 하게 되었단다. 일을 하고 집에 가서는 웬지 모르는 기쁨에 신이나고 즐거운 마음이 생겨서 너무나 좋았다고...봉사는 남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하는 일임을 새삼 알았단다.

 

(친구#2)

논이 많고 밭이 많고 땅이 너무나 많아서 좋단다. 농사 지으면서 부모님 모시고 걱정없이 살고 있단다. 근처 요양원에 시간나는대로 찾아가서 어르신들 수발들고, 목욕시키고 봉사를 하면서 말이다. 요즘 다 힘들어하는 일들을 당연한 듯 즐겁게 이야기하는 친구의 얼굴이 환하다. 손자 손녀가 오면 잘 보살피고 때가 되면 단체로 구경가고...

 

나는 내 주변의 수많은 잘 난 사람들을 떠 올려보았다. 이내 고개를 젖는다. 그들은 잘나 보이는 것이지 진짜 잘난 것은 아니다. 자기의 삶을 멋지게 소화하는 그런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난 미소를 짓는다. 그려~ 알고보니 그대가 천사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