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과 친해지기
처음으로 가족의 인연을 맺은 분을 사돈이라고 부른다. 며늘아기의 어머님과 아버님인데... 아들과 며늘아기의 인연으로 생긴 다른 가족인 셈이다.
결혼에 관한 한 옛날과 비교하면 지금은 참으로 좋은 세상이다. 각 개인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고 그 선택도 자유의지에 따르는 것이 당연시 되었으니 말이다. 그런면에서 서양의 문화를 좋다고 아니할 수가 없다. 지난번 인도 여행에서 만난 인도대학생이 하는 말이 지금도 99%의 결혼은 부모에 의해서 강제로 행해진다고 한다. 고위층이나 유학생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자유 연애가 인정이 되지 않은다고 했다.
불과 우리 아버지 세대에만해도 결혼은 집안간의 결정이다. 우리 부모의 결혼도, 우리 고모의 결혼이야기도 부모가 결정을 하고 결혼식장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만난 사람이 신랑과 신부였다고 한다. 부모가 결정한 사항이고, 자식은 따르는 입장이었다. 그런 시대에 만들어진 우리의 전통은 지금과 거리감이 크다.
예의는 불편함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사회적 통념에 의해서 정해진 Rule이다. 그 사회적 통념이 바뀌며서 그 Rule에 혼란이 온다. 사돈 어른이라는 개념이 이미 어려운 관계라는 설정이 되어있다. 예의를 지켜야만 하는 의무감이 명시가 되어있다. 그 예의를 다하지 못하면, 곧 가족 전체가 혼란을 겪는다. 그래서 늘 조심 조심...혹시 결례를 범하지 않았나 확인한다. 보통 예의가 있고 없음은 지참금이나 혼수품이 결정적이다.
그래서 난 혼란스럽다. 어떤 기준으로 예를 지켜야 하는지... 한편 어렵기도 하다. 차라리 지킬 예의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지참금이나 혼수품이 없는 본인의지에 따라서 맺은 혼인이기에 그렇다. 부모입장에서는 가족이 늘어난 셈인 것 뿐이다. 그래서 자주 만나고 대화하고 그리고 식사와 술을 마시면서 사귀어 가는 것이다. 옛날과는 반대이다. 부모가 친해진다음에 자기들이 친해졌는데 말이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야 한다.
벌써 여러번이다. 뵙고 저녁먹고, 술이 거나해서 한 이야기를 잘 기억을 못하는 경지까지 왔다. 아들 덕분에 새로운 가족이 생기고 더불어서 이야기를 하고 듣고...살아가는 이야기가 즐거운 시간까지 생겼다. 더 나가서 가끔 뵙고 싶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아들과 딸인 너희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의 작은 바람이겠지?
..늘 물을 마시는 사람은 갈증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