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신세계(영화)
덕산연담
2013. 4. 6. 18:22
토요일이다. 봄에 비가 오니...산천의 초목이 웃는다. 얼마나 기다리던 단비인가~! 골프를 함께 하자고해서 아침 일찍 나왔더니 비가 제법온다. 전화로 골프 취소소식을 듣고선 왜 그리 마음이 가벼운지...이런 단비를 내가 조금이라도 원망을 한다면 윤리에 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운 겨울을 참고 기다려온 나무들의 입장에서 한 방울도 낭비하지 말고 온통 몸으로 비를 맞아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취소...참 잘한 결정이다. 미안함이 없이 집에서 멍을 때리면 되니까.
옷을 주워 입고는 극장으로 향했다. 영화를 하나보면 책을 한권 읽은 듯 남는게 있는거 같애서 좋다. 조조할인에 카드 할인하면 2명이 6000원, 착한 가격이다. 오늘 영화는 '신세계'이다. 경찰과 조폭...남자들의 은밀한 관계가 펼쳐진다.
...난 영화 속의 강인한 남성성을 보면서 내가 매우 작은 것을 느꼈다. 단호함과 카리스마...
...온실 속의 따뜻함을 난 모르고 산듯하다. 늘 온실에 있었으니까.
...독해야 된다. 그래야 살아남는다.
종일 비가 부슬부슬온다. 갈증을 맥주로 채우니 졸음이 온다. 낮잠이 이렇게 달콤할 줄이야. 휴식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느긋하게 즐기는 것이다. 참 여유롭고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