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순례후기

불회사(5)

덕산연담 2012. 12. 17. 13:56

...그대 곁에 있으면 허물어지는 마음 그대는 모르리 모르리

...그대 곁에 있으면 나그네되는 마음 그대는 모르리 모르리...

 

남진님의 모르리 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나주에 있는 불회사로 순례를 떠났다. 새벽에 일어나 좌선으로 마음을 진정하고 헬스에 가서 몸을 풀고 아침을 먹고는 씩씩한 마음으로 전철에 올랐다. 이번이 총운영자로서 마지막 순례이니 인계해 즐 품목을 챙겨서 넣으니 가방이 2개나 된다. 차분하고 깔끔한 순례가 되어서 수계자들에게 심는 수계라는 작은 씨앗이 잘 자리를 잡도록 하고픈 생각이 든다.

 

진심을 담아서 그리고 성심으로 수행을 하고자하는 법우만이 참석을 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다른 법우에게 이야기 했던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막상 참여인원이 적다는 소식을 들으니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하다. 경기가 어려운 탓인지, 년말의 송년회자리가 많아서 인지 늘 오시던 법우도 모습이 안보인다. 다들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자기가 원하는 순례가 아닌 것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나에게 절에 가는 일은 쉽지 않다. 이번에도 그랬다. 금요일 아침 시골 친척분의 부고 소식을 접하고 급하게 지방의 장례식장을 다녀와야만 했다. 저녁엔 동창 송년회도 있다. 밤 11시는 되어서 짐을 챙기며, 이번 순례길엔 이 만큼의 일이 생긴 것 만으로도 안심을 한다. 정말이지 큰 공덕이 없이는 함부로 절에 갈 수가 없음을 절실히 느낀다. 내가 어렵게 순례길을 나서서 일까? 절에서 만난 법우님이 모두가 엄청 복이 많아 보인다. 표정으로는 모두가 아주 편해보기에 말이다.

 

불회사에 도착을 하니 감회가 새롭다. 2년전 왔을때 보다 더 깨끗하고 더 친근하다. 아직도 염불 수행중이시다. 3년 결사가 내년 2월에 회향을 한다니 그 인내심에 찬사를 보낸다. 서둘러서 입제식을 하였다. 5시 공양시간에 맞추기가 어렵다. 이제는 익숙해진 경전소리내어 읽기 덕분에 우리는 우리나름의 입제식을 멋지게 회향을 했다. 내가 쓴 발원문을 이랬다.

 

...

불기 2556년을 회향하는 마지막 달인 12월 ! 

오늘 우리 ‘불교와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여기 나주 덕룡산 불회사에 모두 모였습니다.

한해 동안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온 시간을 잠시 멈추고 다시금 내안의 부처를 찾고자 합니다. 

우리가 소유한 내안의 순수함, 내안의 측은함, 그리고 내안의 자비로움을 발견한다면,그때 비로서 다른 사람들 안에 들어있는 이러한 순수함과 자비로운 친절함의 그림자를 발견하리라 생각하옵니다.이번에는 ‘참회’와 ‘수계’라는 가르침 속에서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청정한 불회사에 늘 계시는 부처님과 보살님이시여,

당신의 당당하신 모습을 나투시어 우리의 진실함을 증명하소서. 이번에 수계를 받으시는 법우가 더욱 큰 힘으로 가르침에서 물러남이 없게 하시고, 함께한 모든 법우가 살아가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도록 도와주소서.한 마음으로 지금껏 살아온 왜곡된 식견을 바로 세우면서 참회하나이다. 

우리가 마련한 순례모임이 각자 행복의 씨앗이 되고, 어두운 마음을 환하게 밝히는 등불이 되어 더 이상 바람이 없는 삶의 기반이 되게 도와 주옵소서.또한 이러한 우리의 착한 행위가 모든 다름 사람의 공덕이 되어 나와 더불어 모두가 근심없는 세상에 살게 하소서.

(참회진언)

옴 살바 못자모지 사다야 사바하

옴 살바 못자모지 사다야 사바하

옴 살바 못자모지 사다야 사바하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 

불기2556년 12월15일 ‘불교와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