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다음주 순례가 마감됩니다.

덕산연담 2012. 10. 6. 07:06

 

가을의 찬 바람을 느끼면서 삶의 환희를 더 합니다. 바라보이는 모든 모습이 아름답고 여름 동안 성장한 열매가 이제는 그 위에 마무리 색깔을 입히고 있습니다. 자기의 종족을 보존하기 위한 수단이면서 동시에 누군가에게 베푸는 마음을 담은 듯합니다.

 

싱싱하고 붉은 사과를 크게 한 입 물고는 씨익 웃어 봅니다. 나는 너를 위해 준비했다는 사과의 고백을 듣습니다.

 

처음 건봉사에서 몇분이나 순례에 오시냐는 질문에 난 50여명이라고 겸손을 떨었는데...어제는 적어도 70~80여명은 될듯하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다음 주 마감을 해서 정확한 인원을 확정한다는 말씀도 추가로 드렸구요. 그런데 제가 왜 그리도 기분이 좋고 흐뭇한지...건봉사 사무장님이 목소리에서라도 우릴 무척 반기는 듯 느꼈기 때문입니다. 혼자보다는 이렇게 여러 법우님이랑 함께 할때 환희와 희열은 더 커진다는 것이 진리인가 봅니다.

 

홀로 대웅전에 들러서 3배를 하고 나오는 나의 모습과 80여명의 법우와 새벽예불을 힘차게 하고 나오는 모습을 대비해 봅니다. 남의 절과 나의 절 정도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나요?

 

이제 건봉사는 우리절입니다. 우리절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성스러운 장소입니다. 사무장님이 '등공대'에 가는 길을 안내 해주시기로 했습니다. 아마도 새벽수행 시간이 끝나고 아침 공양 다음이 될 듯 합니다.  약 1시간 가량 걸린다고 합니다. 그전에는 총든 군인과 동행을 했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만석입니다. 하지만 승용차로 오실수 있는 분들은 동참이 가능합니다. 신청을 서둘러 주시면 합니다. 순례는 설레는 마음이 없으면 재미가 없습니다. 소풍가는 아이들 처럼 재잘거리면서 맛있는 것도 사먹고 이 좋은 가을을 즐기는 관광의 재미를 더 느낀다면, 그래서 더 행복하다면 우리절에 계신 불보살님이 더 우릴 반겨주실겁니다.

 

몇분이 물어보신 준비물을 설명을 해 드릴게요. 반드시는 아니고, 추천사항입니다. 소풍갈때 선생님이 그러하셨듯이...

1. 담요 : 이불등 침구는 넉넉합니다. 그러나 무릎담요 정도가 있으면 저녁시간 영화를 감상 할때, 새벽 예불시간에 등 또는 무릎을 덮으면 아주 행복합니다.

2. 간식 : 약간의 과일과 떡을 운영진에서 준비를 하지만, 오면서 가면서 차안에서, 절에서 자유시간에, 또 영화를 보면서...내 가방에서 꺼내는 맛있는 먹거리는 다른 법우를 웃게 하지요? 자기 먹을 량의 2배를 추천합니다. 수행의 시작도 '보시'이고 마지막도 '보시'입니다. 그런사람을 우리는 착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3. 머그컵 : 종이컵을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가능하면 2개를 가지고 오셔서 가장 친하게 지낼 법우나 가지고 오지 않은 법우에게 선물을 하면 참 좋습니다. 순례가 끝날때, 교환해서 쓰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아주 값진 기념품이 되기도 합니다. 그 좋은 법우의 향기를 느끼기 때문이죠. 일본에서는 어떤 스님이 쓰던 머그컵(찻잔)은 시가가 아파트 3채값은 나간다고 하더라고요.

4. 복장 : 절에 머물땐, 집에서 잘 안입는 옷(수행복-회색 또는 검은색)으로 입는 것이 승과 속을 구분하는 것 같애서 좋습니다. 저는 개량한복이나...조금 헐렁한 옷을 추천합니다. 차에서 만날때 아주 멋쟁이였는데...절에서 만나니 깊은 수행자 처럼 보이면 다른 법우님이 놀라지 않을까요?

5. 랜턴 : 전기가 들어오구 화장실도 현대식이고...옛날 절이 아니지만...가끔 가로등이 없는 길을 나설때도 필요하고요 특히 한밤중에, 큰 방에서 동시에 잠을 자다가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큰 등을 키지않고 조용히 랜턴을 들고 나가면 얼마나 다른 법우가 좋아하던지요...매우 유용합니다.

6. 마음 : 돈(욕심)을 벌려고  가는 것이 아니고 돈(욕심)을 쓰려고 갑니다. 가능하면 많은 돈(욕심)을 가지고 가셔서 거기다가 다 써 버리고 오실땐 새털처럼 가벼운 마음(청정심)으로 빈가방을 들고 집에 갑니다...가족과 친지 그리고 친구들이 칭찬을 합니다. 사람이 변했다고...이름하여 '깨끗한 그 마음이 언제나 변함없는 부처'라고요.

 

이렇게...우리의 순례는 준비하고 그렇게 순례를 하려고 합니다. 오셔서 아주 즐겁게 그래서 행복을 느껴보시죠... 오늘도 새롭고 좋은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환희장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