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크벨리CC

덕산연담 2012. 8. 20. 10:25

 

비가 밤새오더니 아침에는 이렇게 시원스런 장면을 연출한다. 이제 막 태양이 떠 오르니 나무가 그림자를 자기 키보다도 더 크게 늘려 놓는다. 파란 잔디가 카페트 같다. 웃 자라지 않게 한 번을 기계로 잘라서 모든 잔디의 키를 맞추었다. 그 위에 공을 올리고 부드럽게 때리면 공은 내가 원하는 장소로 이동을 한다.

 

문막에서 15키로를 들어온 이 산중에다가 어느새 이렇게 훌륭한 골프장을 만들어 놓았는지...그 선견지명과 잘 가꾼 정성에 존경과 고마움이 생긴다. 퍼브릭으로 9홀이 전부이지만 그린을 2개로 만들어서 한번은 빨간깃발을, 다음엔 하얀색깃발을 향하여 조준을 한다. 친구회사의 법인 회원권으로 초대를 받은 것이다. 편안한 마음에 친구와 어울려서 키재기를 한다. 만원을 각출하여서 파를 한 사람이 천원씩을 가지고 가는 것이다. 버디는 2천원이고 더블보기는 벌금 천원을 내야한다. 여기서 천원은 자존심이 포함된 천원이기에 세상에서의 천원과는 비교가 안되는 값어치가 있다.

 

이제 어느 골프장이나 평준화가 되어서 운영이나 관리는 비슷하다고 느껴진다. 단지, 회원제인 골프장은 그 친절도가 더 높고 회원에 대한 배려가 많다는 점이 다르기는 하다. 캐디가 묻는다. 어디서 왔냐고? 서울이라고 대답을 하니...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손님 대부분이 서울사람이라고 말을 한다. 그 만큼 서울사람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뭔가 씁쓸하다. 돈도 모두가 서울에 모여 있다는 말로 들렸기 때문이다.

 

몸살기가 있으니 머리도 아프고 콧물도 나고...골프에 집중도가 떨어진다. 다리도 풀리는지 힘이 들어가지가 않는다. 몸이 내 생각을 따라가지 못한다. 점점 태양은 머리 위로 솟아서 에너지를 퍼붓는다. 다시금 여름의 한복판에 서있다. 동반자와 호흡을 맞추면서 나아가는 골프는 자기를 낮추어 준다. 만일 혼자이었다면 나는 중간에 그만 두었을 것이다. 몸은 무겁고 태양은 넘 뜨거운데 벌판을 걷는 것이 무슨 즐거움일까~! 아니 괴로움이겠지...연신 물을 마시면서 팀이 잘 운영이 되도록 배려를 한다. 얼른 끝나서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그렇게 또 하루를 마감한다. 아주 즐거운 휴가였다고 마음에 새긴다. 같이 한 친구들 모두 모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