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각사연기
세조 10년(1464) 5월 2일(갑인) 상께서 영순군 부(永順君溥)에게 명하사 승정원에 전교(傳敎:임금이 내린 하교)하시기를 「요사이 효령대군이 회암사에서 원각경(圓覺經)을 설법(說法)하는 모임을 가졌는데, 부처의 현상이 나타나고 감로(甘露)가 내렸다.
노란 가사(袈裟)입은 중이 삼통탑(三統塔)에서 정근(精勤)할 때 그 빛이 번개불 같았고, 또 서관이 대낮같이 내쏘아 채색안개가 공중에 가득하였다. 사리 분신(舍利分身)이 수 백과(顆)라 사리를 함원전(含元殿)에 공양하니 또 다시 수 십과로 분신하였다.
이와 같은 기이한 상서(祥瑞)는 실로 보기 어려운 것이다. 내가 흥복사(興福寺)를 다시 세워 원각사(圓覺寺)로 하겠다」고 하시었다. 승정원에서 아뢰기를 「윤당(允當:이치에 적합함)하옵니다」하고 잇따라 하례를 올리기를 청하니 따르시었다. (왕조실록)
이런 내용을 간추려서 원각사 10층 석탑의 안내판에도 소개를 해놓았다. 그리고 10층탑은 국보2호이다. 지금도 높은 편인데 그 당시는 얼마나 높고 예쁜 탑이었을지 짐작이 간다. 불여사에서 봉사하는 노인급식을 하는 절 이름이 원각사이다. 10층 탑 바로 뒤에 있는 건물2층이다. 아마도 스님은 그 아름다웠던 절 원각사를 다시 복원하고자 하시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게신지도 모른다. 작지만 절이름을 그냥 '원각사'로 한 것을 미루어 짐작하건데...
사리가 분신을 한다는 말이 정말인가? 언젠가 법문을 듣는데 아주 터무니가 없다고 내가 비웃은적이 있다. '인연이 되면 모든 석가모니 진신 사리가 다 모여서 다시 법을 설 할 것이다''사리가 스스로 빛을 내기도 하고 나누어지기도 한다'는 비슷한 이야기를 스님이 하시는 걸 들으면서 설마하면서 믿지를 않았다. 엔지니어인 나로서는 말도 않되는 소리이다. 사리는 고체인데 외부충격이나 열 또는 화학적 처리를 하지 않고서 갈라지거나 합친다는 것은 물리의 법칙을 위반하는 것이기에 말이다.
조선왕조실록은 믿을 만 한 기록인데도 선뜻 믿기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2010년에 일어났다. 가평 운악산 현등사에서 말이다. 삼성 박물관에 보관중인 사리함과 사리구가 현등사 탑의 내장품이라는 것이 함에 새겨진 문구로 인해서 밝혀졌다. 이에 현등사가 소송을 하여서 2006년 반환을 받는다. 그리고는 사리탑을 만들려고 준비중인데...찾아올때는 2과이던 것이 2010년 여름날 상서로운 빛을 발사하더니 5과로 분과되었다고 한다. 문헌에는 5과를 모셔다고 기록에 있어서 3과는 분실했나보다 했는데...작년 초파일 법회에서 스님이 말씀을 하시고 또한 다른 신도가 증언을 했다. 내가 보아도 5과가 분명했다.
이런 상서로움이 있는 현등사에서 여름 순례를 하면 어떨까? 그런 고민을 한다. 운악산이라고 바위로 된 아름다운 산이고, 절도 신라시대에 창건된 유서깊은 절이다. 주지스님도 아주 정진을 많이하신 분이시고...계곡도 깊고 물도 많아서 시원할 것 같고...
조만간 들려서 스님과 상의해 보아야겠다. 속초 낙산사는 시설은 좋은데, 여름 휴가철이라서 교통이 문제이다. 작지만 조용한 절에서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그래서 행복한 순례를 나는 그려본다. 부처님의 진신사리에서 나오는 에너지을 느끼면서 명상에 잠기는 것도 얼마나 행복할까? 우리에게 그런 복이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