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연담 2012. 1. 24. 05:44

기침이 나고 몸이 조금 춥다고 느끼면서 목에서 가래가 나오고 몸이 처진다. 그래 몸살이 오나보다. 감기가 오나보다...그렇게 생각을 하고 올테면 오시라고 건방을 부렸다. 사실 늘 그랬기에 약은 꿈에도 없었고 한 술 더 떠서 운동을 하고 찬물에 샤워를 하고는 불편할 뿐 참을 수가 있다고 하면서 여러날이 흘렀다.

 

기침은 더 심해졌고, 목은 더 아프고 가래도 이제는 아주 누런색으로 증상이 심각했다. 그래도 소금물로 목을 축이면서 버티고 있었다. 고요한 마음을 유지하고 생각을 머물지 않게 신경을 쓰면서 나와 그 감기가 서로 다른 것이라고 느낄 수 있기를 바랬다. 그런데 몸이 더 힘들어 하더니 결국은 모든 생각을 놓아 버리고 많은 잠에 빠져버린다. 생각을 알아차리기 전에 이미 귀찮은 생각이 들어서 눕고 곧 잠이 든다.

 

아무리 생각으로 잠을 자지 않으려 해도, 그 생각이 일어나기전에 이미 잠이 든다. 이런,,, 그러다가 그 다음날엔 몸에 열이나고 온몸이 쑤신다. 정신이 혼미 백산하여 아프다는 생각과 만일에 감기가 아닌 큰병이면 어떻하나하는 두려움 생각이 온통 가득하다. 다른 생각은 들어올 틈이 없다. 아예 생각을 챙기고, 마음을 고요하게 가지며, 호흡을 관찰하는 것은 잊은 듯하다.

 

젠장...수행이란 무엇인가? 큰 의문이 든다. 생.노.병.사가 생각 속에 있다고 그 생각을 잘 정리하고 머물지 않으면 그 모든 것을 뛰어 넘는다고 했는데...그래서, 경에서는 나가 없는 경지에 대해 수행을 이야기하다가도 실제 수행에서는 '관세음보살'을 찾는 기도를 하는 걸까? 그래서 수많은 보살이 생겨난 걸까?

 

마음을 가다듬고 호흡을 정리하려고 정좌를 해본다. 허리에 힘이 빠지니 앉는 것이 불편하다. 기운이 없다. 온 밤을 끙끙 앓고 나니 아침에는 또 다른 기분이다. 어제 그 두려움은 없어지고 다시 기력이 차려지니 어제의 기분이 사라진다. 온몸을 달구어서 몸 속의 바이러스를 죽이려던 내 자가 치유능력인가 싶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나도 아픈 덕에 푹 쉬고 가련다. 오늘로 휴가도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