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품(7)
종교적인 의미가 없다면 이런 목각을 누가 좋아 할 것인가? 이런 조각을 보고 아름다운 여인이고, 마음이 아주 포근한 여인이라고 설명을 한다면 누가 믿겠는가?
머리를 길게 땋아서 늘어 뜨린 모습이지만 사실은 뱀을 어깨에 이고 있는 것이다. 꽃모양의 관을 만들어서 머리를 치장하고 목에는 보석으로 보이는 목거리를 했다. 간신히 밑의 중요부위만 레이스로 가리고는 요가 자세를 취하고 있다. 타라(Tara)라는 보살 중에서 뱀의 독으로 부터 보호를 해주는 장굴리(Jangule) 이다. 우리가 관세음보살을 찾는 것은 대승경전의 법화경을 근거로 하지만, 남방불교에서는 그 역활을 타라보살이 한다. --"오옴 다리 툳 따리 뚜레 소오하 " OM TARE TUT-TARE TURE SOHA-- 이렇게 기도를 한다.
베트남을 여행 간다는 친구가 선물을 이야기하기에 나는 아주 작은 인형을 이야기 했는데...뜻밖에도 이런 목각품을 사다가 줄 줄이야 정말 예상을 못했다. 그 친구는 이 목각이 무엇인지 알고 샀을까? 열대 지방에서는 뱀이 가장 무서운 동물 중에 하나이다. 그 뱀을 자유자재로 다루고 해독까지도 한다니 그 능력이 얼마나 대단하신가~!
원래는 무진장 화려한 치장을 하고 휘황찬란한 패션에 연꽃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 정상이다. 그런데 목각으로 만들다보니 모든 것을 생략하고 그 의미 만을 남긴 듯하다. 물론 시장에 내다 팔려고 만든 조각이겠지만, 종교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었기에 나름대로 정성을 들였다. 어쩌면 옛날부터 누군가가 모시던 물건인지도 모른다. 이미 코 부분이 손때에 달았다. 아무튼 나에게는 무척 의미가 있고 고마운 선물이었다.
불교에서 여성의 상징은 언제나 '자비심'을 근간으로 설정한다. 아마도 인간이 태어나서 엄마에게서 받은 사랑과 보살핌을 다른 누군가에게서도 받고자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조각을 바라보며, 그 친구를 그린다. 늘 나에게 보살같은, 스승 같은 따뜻함을 주는 그런 분이기에 생각만 해도 좋다. 그래서 이 조각품은 그의 화신이라 믿는다. 늘 고맙고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