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1)
강화도 전등사에서 구입을 한 물건인데...15년 전으로 기억을 한다. 그 당시 그 절에 주지 스님이 도예에 관심이 많으셔서 아마도 체험공방을 운영한 듯하다. 그때 잠깐 이런 저런 작품을 만들어서 절 안의 작은 상점에 진열을 하고 판매를 한 것이다.
누가 무슨 생각으로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내가 짐작을 하건대, 장난끼가 많고 마음이 넉넉한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닐까 한다. 크기가 3~4 Cm정도인데, 목걸이를 하라고 목줄을 만들었다. 무게에 비하여 너무 줄이 가늘고 약하다. 그러나 그 끈이 마치 머리카락처럼 보인다.
머리는 가운데만 남기고 모두 생략을 했고, 귀는 엄청 얼굴에 비하여 크다. 코는 피에로의 딸기코이고, 이빨은 달랑 앞니 두개가 엄청 크게 튀어나왔다. 눈은 윙크를 하고 웃는 형태가 강력하다. 큰 입의 웃는 곡선과 잘 어울린다. 마지막으로 미간에는 점을 새겼다.
머리를 기르고 세속에서 아름다운 삶을 사는 어떤 깨달은 보살을 형상한 모습이다. 그 얼굴을 따라서 마음 속으로 들어가면 그 마음은 바다처럼 넓고 비단처럼 곱고 하늘처럼 깨끗할 것 같다. 책상 앞에 매달아 놓고는 가끔 바라보며 웃는다. 못 생긴 얼굴이 가끔은 정겹기도 하다. 내가 부처나 보살을 형상화 한다면 아마도 이런 식일거다. 모두가 한결같이 금빛에 실눈을 뜨고 앞에다 주의를 집중한 모습이 아니라...쳐다보면 웃음이 나오고 더 자세히 보면 아주 깊은 명상 속에 있는 뭐 그런 형상이다.
기념품을 만들때, 이 놈의 얼굴을 복제해서 나눌까한다. 내가 좋아하는 형상이라고 다른 사람도 좋아할까?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