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관람평

정유정-虛허虛허虛허

덕산연담 2011. 5. 3. 11:28

내가 처음 절에 가서 본 탱화라는 그림은 온통 사람들의 얼굴로만 되어있어서 엄청 인상적이었다. 칼을 든사람..주먹을 쥔사람..얼굴이 부드러운 사람..털이 많은 사람..노인..여자..평면적인 그림에 붉은 색을 바탕으로해서...잘 보지 못하던 그림인데, 그것을 그린 사람은 아주 종교적이고 정성을 드린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난, 늘..그림을 보면 사람을 그린 그림을 좋아한다. 풍경보다는 못생긴 사람을 그린 그림을..한 사람보다는 여러사람이 있는 그림에 더 이끌리는 것 같다. 그 사람의 표정에서 그 사람의 인생 역정을 읽을 수가 있고 그가 견뎌온 삶이 힘든 것일수록 난 그사람의 가벼운 영혼을 느끼며 존경을 표한다. 인도 말로...'나마스테'-그대의 착한 심성에 경배합니다-

 

소련이나 우크라이나 지방의 인형과 비슷하게 생긴 조형물들이 전시 되어있었다  정유정님의 '허허허'라는 작품인데 작가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인간은 표면을 껍데기로 달고 살아간다. 껍데기 안에 껍데기 그 안에 또 다른 껍데기가 있다. 나중에 진짜 자신이 누군지도 모른다---괴물되기<본성 本性>

 

큰 인형에 작은 인형이 차례로 들어간다. 각각의 인형은 다른 껍데기를 지녔다. 그러나 아마도 그 근본은 하나이리라. 쉽게 옷을 여러겹 입은 것과 같은 것이지만 다르다면 얼굴도 다르다는 것 ~! 내가 좋아 한다는 말은 내 욕망에 가장 부합된다는 뜻이다. 하나 만을 좋아하지 않고 여럿을 좋아 한다면 사실은 좋아하는 것이 없다는 뜻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를 좋아한다.

 

반대로 생각을 하면 작은 애기가 이렇게 성장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늘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것...그 자체 만으로도 이미 완성된 상태이다. 더 바라는 그것을 욕망이라고 하고 더 바라지 않음을 무위(無爲)-행복 또는 평화라고 한다. 둘다 너무나 우리 가까이 있는 그 무엇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