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짬뽕
덕산연담
2010. 3. 12. 13:14
얼큰한 국물에 하아얀 면발이 먹음직스럽다. 웬지 날이 흐린날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서 점심에 한 그릇을 비웠다. 대형 마트의 후드코트는 음식에 특색이 없게 만드는 것이 매력이다. 매우 자극적이지 않고 적당한 매운맛이 나에게는 맞는다. 더구나 중국 음식점의 불결한 위생상태를 걱정하지 않도록 요리실이 훤하게 보이니 안심이기도 하다.
해물이 들어간다고 해도 조개 랑 오징어가 전부이다. 아마도 국물은 별도로 냈으리라 믿는다. 이른 아침 출근을 하면 주방장은 우선 국물의 맛을 내고 간을 맞추는 일이 제일 먼저 하여야하는 일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손님이 늘 기대하고 기억하는 맛을 내야만 된단다. 변함없는 맛이 아마도 사람을 그 맛에 빠지게 만드는 중독성이 있는가보다.
처음에는 따끈한 국물 맛이 좋다가 나중에는 매운맛에 땀이 얼굴에 솟는다. 그리고 배가 부르는 충만감에 미소가 나온다. 그러면 저절로 행복해진다. 우중충한 날씨도 느껴지지가 않고 모든 것이 아름답다면 너무 오바하나?....
일본에서는 짬뽕은 해물을 많이 넣은 흰색이다. 고추가루가 전혀 들어있지가 않다. 그것은 그것대로 고소한 맛이 좋았다고 생각을 한다. 그래도 나는 매콤한 우리나라 짬뽕이 더 자극적이고 남자다워서 좋다. 국물맛이 참으로 특별한 음식이다.
먹고 나오면서 잘 먹었다는 인사를 건넨다. 얼굴은 상기되고 입술은 빨간색으로...인사를 받으면서 주방장은 쑥스러워하는 것 같다. 이렇게 주고 받고...사람사는 재미가 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