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시골 초등학교 동창회장

덕산연담 2009. 12. 17. 17:26

 

내가 다닌 청안 초등학교는 면소재지에 있었는데 대강 6개의 동네가 구성이 되어있었다. 가장 문화가 발달된 곳은 면소재지가 있는 읍내리이고 나머지는 가난한 농사를 짓는 전형적인 산골마을이다.

 

각 동네는 씨족사회를 구성해서 모조리 같은 성을 가진 공동체이다. 그러니까 결속력이 강해서 다른 동네와의 시합에서 지는 것을 참으로 싫어했다. 추석을 즈음해서 열리는 노래자랑 콩클에서 1등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선거로 뽑는 총학생회장은 초미의 관심이다. 어느동네의 누구의 아들인 누가 되는가? 6학년에서 경합을 거쳐서 출마를 하고 선거로 뽑았고 당선된 사람은 아주 특권을 누렸다. 군대의 지휘관 처럼 누구에게나 명령을 하였고 실제로 다른 학생은 그 말에 잘 따랐다. 그리고 그 회장은 좋은 중학교를 가고 읍내에서는 유명인사가 된다.

 

...졸업한지 39년이 지난 지금 만나서도 회장이다. 그때에 각자가 새긴 총회장의 이미지는 늘 남아있다. 이번 모임에서도 다시 선거를 했는데도 재 당선이다. 모두가 생각하기를 그 회장이 아니면 누구도 회원들의 개인주의를 다스릴 사람이 없다고 생각을 한듯하다.

 

여러번에 걸쳐서 동창회장을 그만 둔다고 사정을 했었건만 친구들은 그 사정을 들어주지를 못했다. 사실적으로 동창회장이든 아니든 그 마음씀새가 아주 훌륭하다. 친구를 아끼고 보듬고 같이 모든 일을 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이다.

 

심장병이 있어서 수술을 했다고도 하는데...의지로 잘 견디면서 자기의 건강을 챙긴다. 늘 순서가 있고 미소가 있는 회장님이시다. 늘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래본다. 회장님의 봉사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