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리움

덕산연담 2009. 11. 14. 19:32

시골길은 늘 모퉁이가 있다. 모퉁이를 돌아가면 내가 찾는 집이 나오고 거기에는 나를 반기는 따뜻한 마음이 있었다. 차가 없던시절이니 늘 걸어서 학교를 가고 공부하다가 지친 몸을 이끌고 어두운 길을 걷다보면 두려움도 생긴다. 늘 그 중간에는 공동묘지가 있어서 어린 마음에 그 두려움은 더했다.

 

모퉁이를 돌아서면 불빛이 보이고 그 불빛은 내 마음을 엄청이나 편하게 했다. 곧 집에 닿을것이라는 생각에 발걸음을 재촉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다가 집을 떠나 객지에 살다가 고향을 갈라하면 그 모퉁이를 차로 스친다. 지금은 작은 산으로 보이는 초라한 모퉁이가 되어있다.

 

차를 타고 잠깐 스치는 산모퉁이는 아무런 감정을 내게 주지 못했다. 나도 변했고 세상도 변했기 때문이리라.

 

가끔 누군가가 그리우면 그 산 모퉁이를 떠 올린다. 집을 떠나서 그 모퉁이 쯤에오면 다시금 집을 처다보던 생각이 나기 때문이다. 그 모퉁이를 돌면 마음에서도 그그리움이 줄어든다. 돌아보아야 집은 않보이고 그 산 모퉁이만 보이니까 말이다.

 

친구놈이 전화로 만나잔다. 그런데 오늘, 내일...쭉욱 약속이 다음주 까지 정하질 못했다. 내가 시간나면 그놈이...그놈이 괜찮으면 내가 선약이있고...결국 다음주에 다시 정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문득 그 놈이 그립다. 토요일이라고 내가 집에서 쉴라고 욕심을 낸 것이 약간은 후회가 된다. 그냥  만날 것을...

 

오랫만에 그리움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아쉬워서 돌아보고 돌아보면서 한 걸음씩 멀어져가는 나그네의 그리움을 석양이 배웅을 한다. 누군가를보고 싶다면 아마도 한가한 시간에 마음속에 그리움으로 다가 오는 것 같다. 나는 그 동안 그리움을 잊고 살아나보다. 마음에 애절함이 없으니 말이다.

 

누군가를 늘 그리워하면서 사는 사람은 분명, 착한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그는 온통 사랑으로 온 몸을 채우고서 그 사랑을 나누어주는 사람일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