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중년모임

덕산연담 2009. 9. 15. 09:26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다 받는다'라는 보험회사 광고 카피가 '이순재'배우님의 명성을 타고 대 유행이다.

 

되씹어 생각을 해보면 참으로 아름다운 말이다. 누군가에게 부탁을 받으면 정말이지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들어주라. 얼마나 사랑이 넘치는 말인가? 그러나 우리는 어려서부터 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아는길도 물어가고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거는라고 배운덕에 그동안 많이도 묻고 따지며 살았다.

 

이제는 중년이라는 나이에서는 묻거나 따지는 일이 촌스럽고 덜떨어진 사람처럼 느껴진다. 아직도 옳고 그른일을 헤아려야만 안단말인가~! 중년모임에 가서 보면 정말 수다가 많다. 자기의 주장이 확실하니 누군가의 의견은 귀에 들어오지를 않는다. 당연히 목소리 톤이 올라가고...그 상승작용에 모임장은 웅변을 해야만 서로 소통이 된다.

 

아주 잘난 나의 친한 친구는 내가 밉단다. 자꾸만 말을 못하게 잔소리를 하니까 결국은 내 곁을 벗어나서 다른 장소로 옮겨간다. 다른 친구가 뭐라고 하면 '묻지도 말고 따지지 말고...'는 나의 이야기를 잔소리라고...

 

정말로 어려운 일이지만 가능하면 자주 자기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내가 옳다는 생각은 옳은 것이지만 '조건에 맞는경우'에 한해서 그렇다. 아픈사람에게 아프지 말라고 이야기한다면 얼마나 섭섭한 일인가? 누가 아프고 싶어서 아프냔 말이다. 나는 이해가 않되지만 그 사람이 아프다면 그 사람 말이 맞다고 내가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중년이 되도록 경험에서 얻어진 자기의 고집들이 자기를 해친다. 세상은 바뀌고 여건과 조건이 바뀌는데 나는 그 옛날에 머물면서 남의 탓만 한다. 언제나 새롭게 너의 기준에 맞추어서 내가 어려움 없이 흘러간다면 그 것이 좋은것이 아닐까?

 

중년들이 모여서 모임을 하면 늘 누군가를 잡는다. 그 자리에 없는 것이 죄라면 죄다. 다 듣고보면 다 각각 사정이 있고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래서 다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라는 말이 새삼 마음에 다가온다. 그냥 미소가 그리고 따뜻한 말 한마디가 더 필요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