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늙은 아이

덕산연담 2009. 7. 12. 09:26

'애기'라는 말은 보살핌이 없으면 생명을 더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먹는 것부터 체온을 유지하고 숨을 쉬게하는 모든 행위가 스스로 하기가 불가능한 상태이다. 애기를 방치하면 곧 죽음에 다다르니 정말로 애지중지하게 잘 보살펴야한다. 누구를 막론하고 우리는 애기라는 과정을 겪었기에...

 

이제 스스로 밥을 먹고 스스로 생각을 하고 제법 인간다워지면 우리는 '아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아직은 모든일에 성숙하지 못하므로 어른들의 지도가 필요하다. 결국 19살이 되면 모두가 인정하는 하나의 인간으로 인정을 받는 셈이다. 지금은 무조건 19살이 되면 성인으로 본인의 의사가 모든 결정에서 최우선이 된다.

 

하지만 옛날에는 달랐다. 나이가 성인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고 결혼여부가 애들과 어른을 구별하는 잣대이었다.  나이가 어려도 결혼을 했으면 어른 대접을 하였고 죽어서도 그랬다. 외모에서도 구분을 두어서 머리에 상투와 쪽을 틀도록 했다.  조선시대들어서 약소국의 신세이고 너무나 많은 전쟁이 있었고 많은 처녀들을 중국에 보내야하는 처지에서는 어려서 결혼시키는 조혼이 생기기도 한 것이다.

 

아들을 낳아서 대를 잊는 것이 효도중의 효도로 그렇게 강요하고 교육을 시켰다. 수명이 짧아서 더욱 그런일이 중요하다고 느꼈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어떤가? 결혼은 삶에 걸림돌이라 느끼는 사람이 참 많다. 주변에 수많은 싱글이 산다. 삶이 간단하고 행복하게 산다. 결혼은 하고 싶지만 좋은 사람이 아니면 안해도 그만이란다. 참으로 합리적인 생각이다.

 

그런데 요즘들어서 그런 싱글에게 공통점이 있음을 알았다. 엄마생각이 많다는 것이다. 좋은 일이든 나쁜일이든 종착역은 '엄마'와 함께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엄마찾듯, 거꾸로 엄마 걱정에 빠져있다. 아이가 엄마가 필요한 것에 반하여 싱글들은 엄마가 자기를 필요로 한다는 생각에 매몰된 기분이다.

 

나는 그런 나이든 싱글을 '늙은아이'라고 부른다. 그들보다 더 효자는 없다. 부르면 달려가고 맛있는 것 있으면 생각나서 울고...무엇이든 목숨을 다해 도와드리고 싶어하는 그런 마음을 지니고 있다. 만일 나중에 결혼하고 애를 낳아 길으면서도 그렇다면 정말 상을 주어야하리라.

 

효도의 마지막은 '입신양명-立身揚名 몸을 세워 이름을 드날린다는 뜻으로, 출세하여 이름을 세상에 드날리는 것'이다. 즉 가문을 빛내서 모든 사람이 그 가문을 존경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 조선시대에서는 왕이 상훈을 내릴때는 이름 앞에 반드시 XX (본관) X (성) 그다음 이름을 썼고, 또 부모님이 함자를 적어서 훌륭한 아들을 두어 나라에 충성하였음을 칭찬하였다.  그러니까 가문이 어디이며, 부모가 누구이었는지를 반드시 모든 사람이 알도록 하였다.

 

아무튼 나는 '늙은 아이'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아마도 부모님은 '너가 장가가고 시집가서 알콩달콩 애낳고 사는 것이 보고 싶다.  효도는 너가 할일 다하고 그다음 해도 좋고 않해도 그만인 것이다.'라는 심정이다. 엄마한테 잘 한다는 생각은 지금 생활의 회피이고 남에게 보이기 위한 가식일지도 모른다.

 

너의 시간의 90%을 널 위해 투자하면 어떨까?...아마도 3개월내에 시집, 장가 갈걸?...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