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돌판구이

덕산연담 2009. 5. 25. 12:06

'우리 삽겹살에 쏘주한잔 하자'는 남자들이 친분을 과시할때 쓰는 말이다. 흉금을 털어 놓고 형식에 얶매이지 않고 생고기를 구워가면서 소주한잔 하면 술에 취해, 그리고 이야기에 취해서 우리는 하나라는 느낌을 쉽게 받기 때문일거다. 그리고 값이 얼마 안가니까 니가 사든 내가 사든 별 문제가 안된다는 의미도 있고...

 

음식점이 있는 어디를 둘러 보아도 삼겹살을 팔지 않는 곳을 찾기가 힘들다. 오죽하면 삽겹살 빼고는 먹을 음식이 없다는 생각이 들까~!! 외국에서는 먹지도 않는다고 하던데...그래서 세계에서 나는 삼겹살은 모두가 한국으로 수출하고 모두를 우리가 먹어치운다고 한다.

 

삼겹살의 위치는 돼지의 아랫배 부위이다. 기름기가 많아서 얇게 썰어서 굽지 않고는 요리가 쉽지 않은 부분이다. 또한 우리는 쉽게 말하는 '굽는다'는 요리법은 외국, 특히 선국 유럽등에서는 무진장 고급 요리에 속한다. 그 이유는 준비와 뒷 처리에 너무나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탓이다.

 

외국에서는 이런 요리를 '바베큐'라 한다. 소풍을 가거나 대형 파티가 아니면 하지 않는다.  가끔은 이태리 고급 요리중에 현장 요리가 있기는 하나...정말로 특수하고 비싼 요리이다.

 

더구나 요리는 주방에서 해서 운반해서 식탁에서 먹는 것이 상식이지, 우리처럼 생고기를 손님에게 맡기고 요리해서 먹으라는 것 그 자체가 상식을 초월한다. 사실 삼겹살은 고기의 질, 불의 종류, 그리고 구이판에 따라서 맛을 좌우한다. 물론 적당히 잘 굽는 것도 중요하지만...그러니까 가장 맛있는 삼겹살은 주방장의 솜씨가 아니고 나의 선택에 달린 셈이다.

 

가장 맛있는 삽겹살?....고기는 한국산 암퇘지이고, 불은 참나무 숯불, 구이판은 구둘장쓰던 화강암에다가 굽고, 김치는 배추김치를 담가서 꽤 숙성이 된 신김치를 함께 섞어 먹고...마지막에는 돌판 위에서 볶음밥을 해 먹는 것이다. 내가 발견한 가장 훌륭한 삼겹살 요리법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단지 숯불은 어려우니 가스렌지로 대신해서 쓰기로하고...일요일 날 저녁 베란다에서 판을 벌리고 옹골지게 구워 보았다. 역시 최고였다. 모든 재료를 원가에 사서 신선한 것을 준비하고 소주대신 와인을 곁들이니 첨상이었다. 가족이 모여서 이야기한다. 깨끗하고 여유가 있어서 좋다고...물론 맛은 최고였다구...얼굴에 만족감이...

 

다음주에는 누군가를 초대하고 싶다. 누구가 좋을까???...고민된다...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