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순례후기

해인사 순례(3)- 절집

덕산연담 2009. 3. 30. 15:41

 

 

                     [<일주문 간판>- 쓴 사람의 정성이 느껴진다]

절집에 갈때는 조심해야 한다. 거기는 항상 주객이 바뀐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일반적인 속세에서는 돈을 내거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쪽이 주인, 일명 '손님이 왕' 인 것과는 반대로 절집에서는 손님은 객이다.

 

돈을 내도, 아무리 돈 많은 것을 자랑해도, 학식이 높은 것을 자랑해도 눈 하나 끄떡을 않는다.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는 표어를 걸어 놓고는 그대로 실천한다. 그래서 절집에 가면 긴장을 해야한다. 자비는 스님의 마음이나 얼굴에 있는 것이지 말이나 행동에는 없다.

 

서울서 오든 부산서 오든 아래 동내서 오든 절에서 보면 똑 같은 사람이다. 서울서 먼길을 달려 갔으면 그 성의를 알아서 환영 나팔이라도 불고 수고 했다고 일일히 끌어 안고 위로를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꿈이 너무 큰가?...하하하. 언감생심이라고... 절집이니까 나가라고 좇아내지만 않아도 고마우거지...

 

우리의 대형 버스는 갈길을 헤맸다. 역시 절집답게 이정표가 하나 없다. 덕분에 하염없이 올라가다가 우리는 다시 돌아서 나왔다. 운전기사 아저씨도 참으로 유머가 넘친다. 자기 차 망가지는 것은 모르고 '롤라코스터'란다. 자비원으로 올라가다가 내려오는 길이 정말 그랬다. 나는 그 덕에 멀미를 시작했구먼...ㅋㅋ

 

 

                      [<보경당 간판>-잘 쓸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그래도 무사히 도착했다는 안도감에 우리는 웃었다. '보경당'이라는 간판이 있는 방에 짐을 풀었다. 스님대신 미리와 계신 법우님들이 우리를 환한 얼굴로 반겨주었다. 동화사서 뵙고 석달만에 다시보니 반갑다. 전생의 인연끈이 여기까지 왔나보다. 동화사서 한철 살고 해인사에서 한철을 같이 보낸 도반인연이라고 믿어진다. 반갑다고 꼭 말을 해야 아나? 얼굴에 반가움이 묻어나는걸 보면 알지? 안그러니?

 

내 명찰을 나보다 반갑다는 법우가 있다. 처음 만난 법우님인데 닉은 이미 알고 계셨다. 내 글을 보고 참 좋은 행복했다는 말씀에 내 얼굴이 달아 오른다. 겨우 내가 한말은 고맙다는 말 대신 '정말요?' 이었다. 사실 그랬다. 그분이 행복한 것 만큼 나도 행복했었다. 그래서 순례를 떠나고 수행을 하는 것이 아니가여? ...

 

머무는 숙소는 내 예상을 깨고 따뜻했다. 절집은 손님을 우습게 안다. 손님이 청소하고 손님들끼리 알아서 아무 이불이나 덮고 자라고 한다. 싫으면 말고...다행이었다. 그나마 방이 따뜻했다. 절집 살림이 어렵다고 찬기만 없애주기만 하는 것이 보통인데...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해인사가 아닌가~!

 

일본 절에서 3일을 머문적이 있었다. 한사람에 요와 이불을 하나씩 새로 홋이불을 씌워서 준비했다가 주는 정성에 놀란 적이 있다. 어떻게 하면 불편함이 없이 해주려는 배려에 감동을 받았는데...우리도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템플 스테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 만도 큰 발전이라 생각한다.

 

 

                                          [<보경당> 법당 장엄]

 

늘 익숙한 '달마'법우님(전체총무)의 진행과 '심월'법우님의 힘찬 목탁소리..그리고 '곡차' 총운영자 법우님의 인사말, 그리고 ;푸른부루'님의 발원문 낭독...이렇게 우리들의 수행은 시작되었다.

 

'해월'법우님께 그간 수고한 노고 (작년 총 운영자로서)을 치하하고 성의껏 준비한 감사패를 전달할때는 뿌듯했다. 회원의 마음을 담았다고 하니까 내 마음도 담긴거니까...정말 수고했고요. 누구의 말대로 '향기가 있는 남자'랍니다. 오래도록 함께 수행하는 도반이 되길 바랍니다.

 

'곡차'법우님...총운영자로 처음 뵈었는데...넘 겸손하시고 수행력이 보입니다여~~부디 자비심으로 우리들을 잘 이끌어 주시길 바라옵니다. 그 공덕이 크리라 믿어 의심하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여~!!!

 

금강경에 보면 '수부티'가 스승의 가르침에 감동을 받아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한 번 나옵니다. 어떤 가르침이냐고 하면?

 

....어떤 남자 어떤 여자가 갠지즈Gangs강 에 있는 모래 알 만큼 수 많은 생에 걸쳐 자기가 가진 것들을 모두 남을 위해 모두 다 줘 버렸다고 해도, 여기 이 말들 속에서 단 네줄이라도 뽑아 남에게 가르치고 들려주는 자가 있다면, 그가 한결 더 많은 공덕을 쌓는 것이다...

 

 

 해인사가 관음성지라는 표시인데..관음전은 어딘인지 보셨나여?...아마 화엄 성지가 어울리지 않을까?

그래도 내가 발견한 아름다운 간판이었다.

 

 [<해인사간판>-컴퓨터 냄새가 난다]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심검당'의 안쪽에서 찾아낸 '관음전' 간판입니다.

어찌나 반갑던지...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궁금하던데요. 어떤 미소를 지니고 계실지....

 

 

'마하 반야바라밀다 심경(반야심경)'에서는 자비의 화신이신 '관자재보살(관세음보살)'을 등장 시키고, '금강반야바라밀경(금강경)'에는 자비명상으로깨달음을 얻은 '수부티'존자를 내세운 뜻은  '깨달음의 끝은 자비심' 또는 '자비심이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을 암시한다고 믿어진다. 금강경이 우리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내용은 무엇일까?...이렇다고 한다.

 

....평화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 어떻게 자비를 베풀어야 하는가?...

                                                                                                                                                             [<관음전 간판>-어렵게 쓴것 같다]

무조건 자비심을 일으키는 것이 무조건 좋을 것 같다....따지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