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친구
요르단에서 친구가 왔다. 나이는 53살 과 50살로 남자들이다. 비료공장에 근무를 하는 전무이사이고 품질부장이다. 종교는 무슬램이고 둘다 결혼을 했다. 나이 많은 친구는 6남매에 셋이 결혼하여 손주가 5명이란다. 요르단은 농업국가이고 광업이 발달되어 있음을 처음 알았다.
복합비료의 기본 원료가 되는 인광석이 풍부하여 그 인광석을 전 세계로 수출하였는데 일본회사가 비료공장을 지어서 전량 일본으로 수출을 하는 비료공장에 근무를 한다.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공장을 외국에 지어서 필요한 비료만을 사들여오는 일본의 정책이 돋보인다.
이번에 한국에 온 것이 처음이다. 보통 한국에 처음와서 소갈비나 등심을 구어서 먹으면서 소주를 한잔하면 그 맛을 칭찬하고 좋아하는데 이들은 반응이 없다. 물론 종교적인 이유로 돼지고기와 술을 먹지 않는다. 마늘도 별로 먹지 않고 매운 음식이나 뜨거운 음식을 싫어한다. 김치는 손도 안댄다. 이것을 안것은 처음으로 도착해서 저녁을 먹으면서이다.
자 그럼 무엇을 먹을까?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수육이다. 소고기이고 거기다 설렁탕 한그릇이면 점심은 되리라 믿었다. 24시간 영업을 하는 대형 가마솥이 걸려있는 집에 들어갔다. 소고기 삶는 누릿내가 진동을 한다. 점심시간이라 손님들이 북적인다. 다행히 메뉴판에 사진이 있어서 보여주고 '중'접시를 하나 시켰다. 그 다음에 탕을 먹으려고.
수육이 지글거리는 돌판에 언져져서 양파와 함께나오고 것절이식의 김치와 크게 썰은 무우김치가 나왔다. 흐물거리는 수육이 잘 삶아 진듯 먹을 만하였다. 그런데 요르단 친구는 왜 소고기에 비게가 보이냐며 무슨 부위이냐고 물어서 확인하니 소머리고기이란다. 그리고 일부는 소 혀랑 기타부위라고...
나도 처음 알았다. 수육을 그런 부위로 만드는지는 말이다. 그 말을 듣더니 한국에서는 그런 부위를 먹는냐고 한심한 표정을 짖는다. 그리고는 젓가락대신 들었던 포크를 내려놓는다. 그리고는 이런 붉은색 매운 김치를 먹느냐며 웃는다. 그래서 옆에서 맛있게 먹는 다른 손님을 보라고 하니까 얼굴이 의아한 표정이 된다.
아무튼 대충 그 음식점을 나와서 수소문하여 TGI Friday를 찾아갔다. 스테이크를 먹고는 안심을 한다. 고기를 그렇게 좋아하는지는 처음 알았다. 그래서 물어보니 요르단에서는 하루에 한사람이 보통 500내지 600 그램을 하루에 먹는단다. 소고기아니면 양고기를....모두 그릴에 구워서.
온통 풀이고, 절여서 매운 양념을 한 한국음식을 먹으면 속이 얼얼하고 허 하단다. 일식은 양이 적어서 싫다고 하고 결국 매일 스테이크를 파는 양식집을 찾아 헤맸다. 참으로 우리나라에서 양식은 비싸고 갈곳이 별로 없다는 것이 이번의 경험이다.
우리나라 음식이 싸고 맛있고 건강에 좋다는 것을 그들도 언제가는 알겠지만 이번에는 참으로 인상이 별로 인것은 어쩔수가 없었다. 우리나라의 음식은 우선은 그 전통적인 기본이 가난한 식재료에다 혹독한 겨울이라는 계절적인 치명적 어려움이 있다.
추운 겨울에 채소를 먹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김치를 만들어 저장하는 것이고, 비타민 C를 보충하는 길은 고추만한게 없으니 매운 맛을 순하게 만들려고 고추장으로 만들어 먹고, 고기가 없으니 단백질원으로 콩을 띄워서 간장과 된장을 만들어서 먹은 것이다. 지금은 건강식이라고 하지만 늘 허기지고 배고픈 것은 사실이었다.
국이나 탕이라는 음식도 아주 적은 양의 고기로 여러명이 먹으려니 삶은 물에 야채를 풀어서 넣는것이 아니던가?
아무튼 겨울이 없는 늘 여름인 요르단에서 김치의 필요성을 알 필요가 없으리라. 하지만 언젠가 김치의 묘한 맛을 알면 못 먹고는 못 배기리라. 그 맛의 천차만별함을 모르고 어찌 음식의 수준을 이야기하리...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