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마의 진술
그 살인마를 취조한 형사가 방송에 나와서 하는 말을 듣고 소름이 끼쳐옴을 느꼈다. 형사 왈 :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였냐고 물었다. 그 대답은 이렇다. 자기도 모른단다. 왜 자기가 그랬는지를...그러면 이렇게 안잡혔으면 계속 사람을 죽였을거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을 하더란다.
사람이 사소한 일을 하더라도 모두가 이유가 있고 사정이 있는 것인데..어떻게 사람을 죽이는데 마무런 이유가 없다니 참으로 섬칫하다. 돈을 빼앗기 위해, 아니면 성욕을 채우기 위해, 그것도 아니면 나보다 이뻐서..그것도 아니면 나에게 욕을 하였기에...최소한 무슨 이유라도 대야지 되는거 아닌가?
그 살인마랑은 일면식도 없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가엾은 여인들이 무참히 살해되었다. 원통하고 원통한 일이다. 조금더 수익을 챙길요량으로 2차를 갔던 노래방 도우미들, 그리고 친절하게 차를 태워준다는 호의를 받았던 대학생이 그렇게 당한 것이다. 이런일이 있으면 안되는데 그런일이 있었으니 이해가 안된다. 정말로 이해가 안된다.
절에서 아침10시경에 '사시공양'이라는 의식을 거행한다. '사시마지'라고도 하는데 밥을 한그릇 부처님 전에 올리는 것이다. 거기에 반드시하는 시식진언이 있다. 그 진언은 배고픈 중생 특히 아귀(배는 큰데 주둥이가 바늘구멍 만 한 짐승, 그래서 늘 배고파서 고통을 받는다)들에게 나누는 의식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언젠가 스님이 그런 설명을 할때, 그런 의식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하고 그냥 스친 기억이 있다. 그 스님에 따르면 살인마가 세상에 생기지 말라고, 그리고 중생들의 삶이 편하라고 그런 기도를 매일 아침 사시공양에 하신다고 하셨다. 그 스님의 기도가 줄었나? 아니면 너무나 살인마의 기운이 강해서 그 기도 기운을 누른건가?
더욱 더 덕이 높으신 큰 스님이 세상에 나오셔서 그 자비의 기운이 넓게 퍼지기를 기원해본다. 나는 내가 잘났다고 생각하며 산다. 그러다가 수행으로 덕을 쌓은 넉넉한 사람을 만나면 그때서 내가 부족함을 느낀다. 돈을, 명예를 자랑하던 사람이 그런 일에서 초월한 사람을 만날때, 그제서 조금은 겸손을 말한다.
나의 얼굴이, 모습이 아직도 그대를 잠재우지 못하나 보다. 그런 살인마가 날 뛰는 세상에서 같이 산다는 것이 부끄럽다. 그 살인마가 누구도 존경하지 않았고 누구도 진정 사랑하지 않았기에 그러했으리라.
오늘도 나는 나를 잘 추스리고 있나?..사람들이 나를 보면 웃음을 줄까? 아니면 찡그릴까?....조심조심 오늘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