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토막잠

덕산연담 2008. 11. 26. 09:39

잠깐 잠깐 눈을 붙이는 것을 '토막잠'이라 한다. 잠자는 것이 아까워서 어거지로 잠을 줄이다보면 시도 때도 없이 잠이 온다. 잠이 오는 정도가 안자고는 못 배긴다. 그럴때는 어쩔 수가 없다. 그냥 순응해서 잠깐 한 5분을 눈 감고 잔다. 자고 난 후의 기분은 참으로 상쾌하다.

 

새벽에 일어나서 맑은 정신으로 명상을 한다. 명상의 주제는 없다. 아침 일찍부터 책을 읽는 것은 낭비같고 말없이 조용히 앉아서 그냥 즐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되어서 그렇게 한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내가 하고픈대로 나를 바라보고 하고픈대로 내 마음대로 생각을 한다. 결국에는 더 할 생각도 없어진다.

 

명상을 하다보면 내가 기대하거나 상상하지 못한 결과가 생긴다. 갑짜기 �아온 침묵은 나를 놀라게하고 움직임이 없는 평온함은 나와 우주를 하나로 느끼게 하는 일체감을 주기도 한다. 그럴때는 감동이 밀려온다. 아무튼 재미를 붙이면 아무일을 안해도 그게 재미있는 일이 된다.

 

그래도 방향을 잡고 그 방향으로 나간다면 나중에는 목표에 도달하지 않을까? 내가 노트에 옮겨 적은 한글판 금강경을 조용히 눈으로 읽어 나가면 조금씩 실마리가 잡힌다. 그 실마리를 찾아서 끈을 놓지 않고 계속 따라간다. 점점더 깊은 곳을 향해 나가는 기분이 좋다.

 

아무튼 이렇게 새벽을 보내면 아침 출근길에 졸음이 쏟아진다. 도저히 운전을 할 수가 없다. 한가한 샛길 어딘가에 세우고 토막잠을 잔다. 잠이 꿀맛이다. 깨어나서는 웃는다. 나는 아직 촌음을 아껴쓰고 있다고 자부하면서 오늘도 멋진 하루를 보내리라 믿어본다.

 

그런데 그런 토막잠을 자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여러대의 차가 곁에 있다. 아마 저분들도 새벽부터 움직여서 너무 힘든가보다. 아니면 밤새 운전을 하였거나... 다들 열심히 사시는 사람들이 맞을 거다. 모두에게 축복과 행운이 함께 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