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
(경우1) 스스로가 벌어서 가족의 생계를 꾸리기 전에는 절대로 결혼을 할 수가 없다.
(경우2) 결혼은 때가 있는 것이니까 상대만 있으면 무조건 먼저해야 한다.
두 총각이 언쟁을 한다. 한 총각은 결혼의 조건에서 직장잡아 돈 버는거만 빼고 준비가 된 상태이고 다른 총각은 결혼상대만 빼고 다 준비가 된 상태이다. 두 사람의 주장은 결혼을 안해 본 상태에서 나름대로는 설득력이 있다.
결혼을 해서 아이들이 다 크고 이 만큼 지난 나의 입장은 무엇인가? 한 마디로 '귀엽다'이다.
나도 남들처럼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그렇게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것으로 알았다. 열심히 살고 부지런하면 자연스럽게 내가 꿈꾸는 천국에 도달하는 걸로 알았다. 남들이 부러워하고 남들이 행복해 보인다고 하면 행복해 지는 줄 알았다.
그러기에, 결혼 당시에는 모든 것이 내가 할 수있는 최선의 선택이고 그렇게 믿은 것이다.
엄마가 아프기에 얼른 결혼해서 엄마를 도와주고 내가 돈을 많이 벌어서 편하게 모시고 동생들, 누나들 모두가 걱정없이 사는데 가장 좋은 것이 결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것은 아이를 낳으면서 모든게 달라졌다. 내 관심은 아이들이 우선이고, 부모형제는 그 다음이다. 그래서 부모형제와 관계가 멀어지는 건 어쩔수 없다고 생각했고 내가 생각하는 가족이 새로 생겼다. 나, 와이프, 아이들..이렇게 4명만이 가족이고 나머지는 친척이 된 셈이다.
그 가족이 잘 살 수있도록하면 그 것이 끝인줄 알았다. 유태인은 그런단다...돈 벌라 아니면 너의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이 다른 사람의 종이 된다고. 맞는 말이다. 그것은 최소 생활아닌가? 난 그래서 (경우1)이 맞다고 생각을 한다.
아이들이 성장하여 대학생이 되니, 또 다른 나가 나를 찾는다. 또 내 머리 세포가 분열을 하나보다. 갑짜기 찾아온 엄청난 생각들이 밀려온다. 모두가 떠나고 나 홀로 남는 쓸쓸함이....부모님의 임종이 그랬고 모두 그러하듯 가고 싶지는 않지만 할 수없이 홀로 가는 거다. 어찌 눈물이 아니나올까...
이별을 연습하면 마음이 편할까? 차리리 나이가 많고, 몸이 아파서 나의 모든 것을 강제로 포기당하면 편할까? 그러한 이별을 꼿꼿하게 맞서서 한 바탕 웃음으로 해 볼까? 아무튼 이대로는 안된다. 아무련 능력이 없으면서 어떻게 그 큰 이별과 맞 싸운단 말인가. 또 다른 나의 도전을 던지고 싶다.
그래서 (경우2)가 맞다고 생각한다. 얼른 애 키우고 자기의 하고픈 바를 해 보고자 한다면 말이다.
그런데, 두 총각 모두 생각이 바뀌길 희망한다. 가능하면 결혼같은 것 하지말고 자기의 의지대로 멋드러지게 한 세상 살다가 가라고. 누군가와 엮이고 관계를 맺으면 그 사슬을 풀기가 어렵단다. 책임을 져야하고 눈치를 보고 비위를 맞추고 많은 부분을 져주고 죽어서 지내야 한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살아있는 것은 모두가 위험하다' 내가 아니라 해도 사실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물담은 비닐 봉지처럼, 빵빵해진 풍선처럼...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그래서 위험하다. 위험이 없는 그날이 바로 봉지에서 물이 터져나오고 풍선에서 바람이 소리를 내며 모두가 원래의 모양으로, 원래의 위치로 돌아가는 그 순간이다. 위험해도 살아있는게 훨씬 낮지?...터질날이 기대되니까....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