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죽이기

알면서 봐주기

덕산연담 2008. 9. 16. 09:59

추석을 보내면서 하늘에 있는 달이 그토록 둥근것이구나 하고 처음으로 느꼈다. 추석 다음날 저녁인 어제 하늘에 나타나신 둥근달은 참으로 장관이었다.

 

여유있게 명절을 보내면서 무엇이 가장 아름다운 삶이 될까? 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름다운 삶? 멋지거나 부유하거나 행복하거나 등등누구나 쉽게 꿈을 꾸는 그런 것 말고 아름다운 삶이라고 생각을 하니 막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그게 그것이 아닐까? 그럴지도 모른다.

 

직관적으로 아름다운 삶은 '알면서 봐주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알면서도 봐주는 것. 부당한 대접에도 봐주는 것, 눈뜨고 알면서 손해를 봐주는 것, ....

 

알면서 봐주는 것이 쉬운일이면 모두가 아름다운 삶을 살리라. 그것이 힘드니 아옹다옹 옳고 그름의 시비를 가리는 일에 그토록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가. 알면서 봐주기가 왜 어려울까? 내가 옳다는, 내가 능력있다는, 그리고 내가 너보다 잘낫다는 생각이 굳어진 때문이다.

 

남이 하는 일이 참으로 어리석어 보일지라도 도와는 주되 참견하지 말고 잔소리 안하는 것이 알면서 봐주는 것이고, 옷입은 것이 마음에 안들어도 이쁘게 봐주는 것도 그중 하나이고, 이런 저런 불평이 늘어져도 묵묵히 들어주고 웃어주는 것도 아마 알면서 봐주는 것이 될 것이다.

 

나도 나에게 누가 알면서 봐주는다면 참으로 할 이야기가 많다.  사사건건 따지고 훈계하는 사람들을 빼면 난 나혼자 남는가? 이제는 자식들도, 제자들도, 어린 아이들도 알면서 저 주는 놈은 없는것 같다.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