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고사에 돼지머리를 놓는 이유

덕산연담 2008. 9. 5. 10:35

개업식, 착공식, 준공식, 시산제 등등 우리가 무엇인가를 시작하면서 막연히 잘되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고사를 지낸다. 영화를 찍기 시작할때도 또 마무리될때도 미래에 올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상을 차례놓고 고사를 지낸다.  꼭 무엇을 위한다기 보다는 순탄하게 일이 마무리되고 또한 대박이 나서 돈을 많이 벌게 해달라는 기원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궁금하지 않은가?  왜 꼭 잘 생긴 웃는 모양의 돼지머리를 상 가운데 놓고 돈을 한푼씩 놓고 절을 하는지. 고사상에 돼지 머리가 없다면 조금은 이상할 것 같다. 아니 고사의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내가 알아본 그 이유는 이러하다.

 

전통적으로 옛날 옛날부터 우리는 하나님으로 옥황상제를 모셨다.  우주 만물을 관장하고 인간세계를 장악하고 계시는 분이 하늘나라의 옥황상제님이시다. 단군 또한 옥황상제의 아들로 이땅에 왔다고 설화에 나와 있지 않은가. 그 옥황상제에게는 아들이 여럿이 있어서 황제의 명을 받아 인간 세계를 시찰나가 암행어사 처럼 인간의 애사를 어루 만지는 역활을 하고 나쁜 사람에게는 벌을 내리는 역활도 하였단다.

 

그중에 애지 중지 아끼고 총명하여 차기 옥황상제 자리를 이어받을 큰 아들이 있었단다. 물론 황제의 총애를 많이 받고 있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장차 보위에 오르면 다스릴 인간 세계를 미리 다녀오라는 명을 받는다. 인간의 모습으로 바꾸고 인간 세상으로 하강을 한다. 3일 만에 돌아오라는 명과 함께.

 

인간 세상으로 온 옥황의 큰아들은 그만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진다. 너무나 달콤한 사랑에 취한 아들은 돌아갈 시간 3일 다 보내고 다시 3일을 또 3일을 미루며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에 화가 난 옥황은 사자를 보낸다. 큰 아들을 잡아 오라고.

 

숨고 숨기를 거듭하며 사자의 추적을 따돌리던 아들은 결국 막다른 골목에서 사자을 만난다. 잡히기 직전에 아들은 몸을 돼지로 바꾸어서 돼지 농장으로 숨어 버린다. 이에 사자는 어떤 돼지가 아들놈인지를 알지 못하고 헤메이다 '못찾겠다'하고 옥황에게 보고를 한다.  그러자 옥황은 담화문을 발표하여 인간 세상에 내려보낸다.

 

"옥황인 나에게 원하는 소원을 들어주기를 원한다면 우리 큰 아들인 돼지를 잡아 상위에 놓고 제사를 지내거라 그러면 내가 그대을 소원을 들어주리라.  우리 아들은 잘 생기고 웃는 얼굴이고 입이 조금 벌려 있나니 그 입에 소원하는 내용을 적어 놓도록 하라"

 

아직도 이 담화문은 유효하다. 고사를 지내면 잘 살펴보라. 저 돼지가 옥황의 아들일지도 모른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