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거짓말

덕산연담 2008. 8. 14. 10:22

거짓말이란 존재하는가?

 

나의 평생 질문이다.  난 거짓말을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난 이 세상에 거짓말이란 존재하지 않다고 믿는다.   이슬람의 성자 '나스루딘 호자'에게 이런 일화가 전해온다.

 

'그는 가난한 초가집에 살았다. 재산은 당나귀 한마리가 전부인데, 친구가 그 나귀를 빌려 달라 조른다. 둘러 댔다. (거짓말을 했다와는 다른 가?) "나귀는 마구간에 없고 일하러 나갔다고" 그런데 그말이 끝나자마자 나귀가 "히이잉'하고 울었다. 친구가 따졌다. 이럴수가 있냐고. 그때 그는 말했다.  아주 조용하고 평화스럽고 태연하게..."자네는 당나귀 말를 믿나, 내말을 믿나?"'

 

우리가 미워하고 저주하는 '거짓말'의 실체는 이런거다. 거짓말은 말하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고 그말을 듣는 사람의 판단에 따른다는 것이다.  내가 거짓말로 들으면 그때서 그 말은 비로소 거짓말이 된다.  그럼 거짓말이 존재하는가는 듣는 사람이 누군가에 따라서 존재여부가 결정된다.

 

우리나라 노래증에 '잘했군 잘했어"라는 것이 있다. 그 가사는 이렇다.

 

                             영감 왜불러 뒷뜰에 뛰어놀던
                             병아리 한쌍을 보았소 보았지 어쨌소 이몸이
                             늙어서 몸보신 할려고 먹었지
                             잘했군 잘했어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
                             그러게 내영감이라지

                             마누라 왜그래요 외양간 매어놓은
                             얼룩이 황소를 보았나 보았지요 어쨌나 친정집
                             오라비 장가들 밑천에 주었지
                             잘했군 잘했어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
                             그러게 내마누라지 
                           

                             영감 왜불러 사랑채 비워주고
                             십만원 전세를 받았소 받았지 어쨌소 방아간
                             차릴려고 은행에 적금을 들었지
                             잘했군 잘했어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
                             그러게 내영감이라지

                             마누라 왜불러요 복덕방 골영감이
                             장기를 두자고 왔었나 왔었지요 뭐랬나 장기는
                             그만두고 태권도 배우로 갔댓지
                             잘했군 잘했어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
                             그러게 내마누라지

 

이 노랫말이 거짓말이 아닐까?  정말일까?..만일 내 영감, 내 마누라라면...

 

그래서 나는 소위 거짓말쟁이를 매우 좋아한다.  제발 내 앞에서는 그 쪽 기준으로 거짓말만을 해주길 기도한다. 예를 들면 이렇게.

(친구)

너가 얼마나 그립구 보고 싶었다. 세상에 너만한 친구는 없다. 너가 가장 잘 생기고 이쁘다..등등.

(자식)

아빠 처럼 마음이 넓고 훌륭한 사람은 없다. 아빠 사랑해요..좋아해요..등등

(아내)

당신처럼 정직한 사람은 세상에 없을 거야.  너무 행복하고 잘 맛이 난다..등등

(회사)

울 사장 최고~~!!

 

지금 아무리 지난 날을 기억하려해도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왜 일까? 거짓말이 어려운가? 아니면 이런 말들이 거짓이었나?

(친구)

너가 온다고 해서 모임에 안나갔다. 세상에서 가장 못 믿을 친구가 너다. 너가 가장 미워..등등

(자식)

아빠는 그것 밖에 못해? 아빠 별루야. 아빠 없어도 돼~!

(아내)

당신은 믿을 수 없는 사람. 언젠가 복수를 할거야...등등

(회사)

울 사장 빨리 안죽나~~..등등

 

어떤 것을 믿어야하나.  친구말를 믿나?..나귀말를 믿나?

 

거짓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말만 믿어볼까나~~허허